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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유감] 문유석, 행복해질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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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이 생활화된 파산부에서 일하다 보면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우리도 돌려막기를 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을 돌려서,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할 시간을 돌려서, 아름다운 음악과 책을 즐길 시간을 돌려서, 그저 몰려드는 일을 막아 내는 데 쓰며 살고 있는 것 아닐까. 일만 하다 보면 어느새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누구를 위해서 하고 있는지를 잊기 쉽습니다. 그게 진짜 중요한 것인데 말입니다.

평소에 생각한다. 돈 욕심 내지 말자. 조금만 일하자.

 

그런데 밭에 가면 생각이 달라졌다. 기를 쓰고 일했다. 꼭 해야 하는 일도 아니었다. 집에 돌아오면 파김치가 됐다. 맛도 느끼지 못하고 허기를 채우기 위해 밥을 밀어 넣었다. 씻고 누우면 몸이 땅속으로 가라앉는 것 같았다. 만사가 귀찮았다. 잠을 청했다. 이게 뭐라고.

 

돈 벌 궁리로 머리가 지끈해진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나의 나약함을 매번 실감한다.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일을 하는 걸까? 가끔은 멈춰서 고민할 일이다.

 

나는 일하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

 

 

부의 분배는 불평등해도 행복은 평등할 수도 있습니다. 최소한의 기본 전제만 충족시켜 준다면 말이죠. 중국집 짜장면이라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외식하러 갈 수 있어야 하고, 싸구려 카세트로라도 아름다운 음악을 느낄 줄 아는 감성을 교육받아야 하고, 기차 삼등석을 타고라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여가가 주어져야 합니다.

짜장면보다 수십 배 비싼 음식을 먹는다고 수십 배의 행복을 가져다줄까? 집에서 라면을 먹더라도 맛있게 즐길 줄 안다면 행복한 인생이라고 믿는다. 부자를 부러워하며 살기엔 인생이 아깝다. 어차피 가지기 힘든 부라면 과감히 내려놓자. 내 인생을 살자.

 

가끔 연예인 마약 사건을 본다. 인기도 많고 부자인데 왜 그럴까? 권태 때문이다. 산해진미를 먹고 비싼 소비를 해도 재미가 없다. 더 큰 자극을 쫓게 된다. 결국 마약으로 뇌를 속인다.

 

행복의 개념이 변하고 있다. 사람들은 '욜로' '소확행' '워라벨'을 외친다. 미래가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이 없다. 사회적 기준을 던져버렸다. 현재가 중요하다.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 행복을 느끼며 살겠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들이 진정한 인생을 살고 있는지 모른다. 이들이 시대의 선구자가 아닐까?

 

나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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