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줍은 농부입니다. 저는 시래기 농사를 합니다. 처음엔 팔기 위해서 농사를 했어요. 그놈에 돈이 된다고 하길래요. 큰돈은 벌지 않지만 매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이젠 거의 집에 먹을 것만 해요. 왜냐고요? 맛있잖아요. 게다가 몸에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년 짓게 되더라고요. 아름아름 팔기도 하고요. 주위에 나눠주기도 합니다. 그러면 제가 시래기 삶는 방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정답이 아니에요. 지극히 개인적인 방법이고 생각입니다. 참고만 하시고 비판적으로 읽어주세요. 그러면 말린 시래기 삶는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말린 시래기 삶는 방법
저는 시래기를 반나절 정도 물에 불립니다. 조금이라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죠. 그리고 정성스럽게 흐르는 물에 두세 번 씻습니다. 이때 너무 강하게 씻지 않아요. 잎이 다 망가질 수 있거든요. 살살 정성스럽게 씻습니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시래기를 받으시면 아마 좀 눅눅할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너무 바짝 말린 걸 포장하면 잎이 다 부서집니다. 해서 비 내리는 날이나 눈이 오는 날에 박스 작업을 해서 그래요. 박스를 펼치고 그늘에 두면 다시 바짝 마릅니다.
나를 위해 근사한 선물을 주는 기분이거든요. 저는 냄비나 압력솥에 삶습니다. 뭐가 좋다 나쁘다 크게 개의치 않아요. 그날 기분 내키는 대로 합니다. 냄비에 할 경우 시래기가 충분히 잠길만큼 물을 담고 같이 삶습니다. 물이 팔팔 끓기 시작하면 가스불은 중불로 맞추고 30분~1시간 정도 계속 삶습니다.
시간이 다 되면 가스불을 끄고 그대로 놔둡니다. 물을 버리지 말고 그대로 놔두는 게 핵심입니다. 어머니는 그 물로 물김치를 담그십니다. 그러면 훨씬 맛이 좋아지거든요. 그다음 시래기를 적당히 썰어서 요리할 만큼 남겨두고 나머지는 지퍼락에 담에 냉동 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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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게 무조건 좋나요?
사람들은 시래기를 부드럽게 삶으려고 애를 씁니다. 사실 저도 그랬고 지금도 가능하면 부드럽게 하려고 하죠. 부드럽게 하려면 껍질을 일일 벗기면 됩니다. 이게 가장 부드럽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죠. 그리고 몸에 좋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보통 농산물의 좋은 성분은 껍질에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과, 고구마, 감자 모두 껍질째로 먹습니다. 처음엔 농약이 두렵고 식감이 좋지 않아 꺼렸습니다. 하지만 한 티브이 프로그램을 보고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요즘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건강을 좌우한다죠?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음식을 껍질 채 먹는 거라고 합니다. 서울대 의사가 말한 것이니 믿으셔도 좋습니다. 해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몸에 좋으려고 먹는데 몸에 좋은 건 다 버리네? 해서 껍질채 먹기 시작했고요.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금방 적응하고 기분 좋게 먹고 있습니다. 조금 거슬리면 잘게 썰어서 먹으면 그만입니다.
색이 누러면 안 되나요?
시래기는 파래야 좋다고 합니다. 그래야 영양소가 풍부하다네요. 해서 파랗게 색을 만들기 위해 고생 엄청 했습니다. 하우스에 차광막을 씌우고 그것도 모자라 하우스 안에도 차광막을 이중 삼중으로 씌웠죠.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서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색을 파랗게 만들기 위해 건조기로 급하게 말리고 햇빛에 말린 것처럼 파시는 분도 계십니다. 과연 이게 몸에 좋을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좋다면 다행이지만 무지한 저는 의심스럽거든요.
저는 자연이 주는 햇빛을 몸에 적당히 머금고 얼고 녹고를 반복한 시래기가 좋습니다. 적당히 누런 게 변한 건 오히려 더 좋게 느껴집니다. 기분 탓인지 맛도 더 구수하고 깊은 맛이 느껴집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고 아무 근거가 없습니다.
오래 걸리는 게 꼭 나쁜 건 아닙니다.
또 티브이를 보면 빠르고 간편하게 하기 위해 설탕도 넣고 많은 방법이 있더라고요. 무청 시래기를 부드럽고 쉽게 삶는 방법을 알고 싶은 거죠. 저는 옛날 방식이 좋더라고요. 오래 걸리는 게 꼭 나쁜 건 아니더라고요. 요즘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긴장을 하며 삽니까?
삶이 경쟁이고 스트레스입니다. 몸이 쉬는 시간이 없어요. 사실 몸은 쉬지만 머리는 온통 걱정 근심입니다. 이럴 때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천천히 해보세요. 머리에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음식을 하는 시간이 아까운 게 아니라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듭니다. 저에게 이런 시간은 꼭 필요합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아주 주관적인 시래기 삶는 방법을 적어봤습니다. 허접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이건 정답이 아닙니다. 취할 것만 취하세요. 모쪼록 작음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수줍은 농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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