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파종시기 및 파종방법 농부의 노하우

 

안녕하세요. 수줍은 농부입니다. 고추 모종 키우느라 바쁜 시기입니다. 잘 자라야 할 텐데 걱정이 앞섭니다. 아무리 철저히 준비해도 지나고 나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 욕심이지요. 이제는 슬슬 고추 파종시기도 알아봐야 할 때입니다. 사실 육묘를 시작할 때 날짜는 어느 정도 정해뒀지요. 하지만 날씨를 잘 살펴야 합니다. 계산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러면 고추 파종시기와 파종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노지고추 파종시기

노지고추는 늦서리를 피하고 심어야 합니다. 이게 기본입니다. 저는 강원도라 5월 5일 전후로 심습니다. 보통 5월 5일~10일에 심습니다. 제가 처음 고추 농사를 할 때가 기억납니다. 마을 어르신들은 4월 말에 심으셨습니다. 괜히 마음이 조급 해지더라고요. 저만 게으른 것 같고 잘못한 느낌이었거든요. 수확도 며칠 느리니까 늦게 따는 건 아닌가 걱정이 끝이 없더라고요.

 

며칠 늦게 따도 별 차이 없습니다. 서리 내릴 때까지 따느냐가 관건입니다. 2018년 5월 초 서울엔 우박이 내리고 설악산엔 눈이 내렸습니다. 냉해 피해가 심했습니다. 일찍 심으신 분들은 고추가 다 얼어 죽었습니다. 느린 게 꼭 나쁜 건 아니더라고요. 저는 5월 10일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안전하게 농사지을 수 있었습니다. 

 

고추는 최소한 15도는 유지돼야 합니다. 더운 지방에서 자라는 작물이거든요. 추위에 약합니다. 초반에 냉해 피해를 입으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고추를 심을 때 고추 하나에 꽃이 30개까지 달립니다. 이게 다 고추입니다. 초기 수확은 육묘와 초반에 달려있습니다. 처음부터 큰 탈이 없어야 다수확으로 갈 수 있습니다.

 

올해 겨울은 유난히 따뜻했습니다. 이 상태라면 냉해 피해는 없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하지만 날씨는 언제 변덕을 부릴지 모르죠. 저는 뉴스를 눈여겨봅니다. 꽃피는 시기를 알기 위해서입니다. 꽃이 늦게 피면 춥다는 것입니다. 꽃이 빨리 피거나 평년과 비슷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계획대로 심으면 되니까요. 문제는 꽃이 늦게 피거나 추울 때입니다. 이 때는 며칠이라도 늦게 심어야 합니다. 그래야 고추를 안전하게 키울 수 있습니다.

 

 

밭 준비

거름은 고추 심기 3주 전엔 뿌려주세요. 그래야 거름에서 나오는 가스 피해가 없습니다. 보통 300평에 2톤 정도 뿌립니다. 이건 절대적인 기준이 아닙니다. 참고만 하세요. 밭에 상황이나 개인 상황에 따라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습니다.

 

너무 욕심부리진 마세요. 과하면 독입니다. 차라리 조금 덜 주는 게 낫습니다. 부족하면 비료라도 더 주면 되는데 과하면 답이 없습니다. 가스 피해 때문에 고추가 자라질 못해요.

 

비닐은 고추 심기 일주일 전엔 씌웁니다. 그래야 땅이 따뜻하거든요. 고추를 심고 뿌리를 빨리 내려야 잘 자랍니다. 지온이 높아야 뿌리내리는데 도움을 줍니다.  

 

파종방법

고추 파종방법에서 중요한 것은 고추 포트 깊이만큼 심어야 합니다. 너무 깊게 심으면 활착이 느려집니다. 고추 줄기에서 뿌리가 나오거든요. 그래서 뿌리 내림이 늦어집니다. 또 그렇다고 너무 얕게 심으면 햇빛에 노출돼서 말라죽거나 비가 내리면 뿌리가 다 드러납니다.

 

고추 모종은 일주일 전부터 바깥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좀 춥게 만들어야 합니다. 비닐을 걷고 바깥 온도와 비슷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밤에는 15도 정도로 유지해야 합니다. 고추 심기 전날이나 심기 바로 전에 물을 충분히 줍니다. 그래야 고추가 쏙쏙 잘 뽑힙니다. 고추를 심고 며칠 내로 비가 오면 가장 좋습니다. 

 

두둑과 간격이 넓어야 하는 이유

저는 고추 농사를 아버지가 알려주셨습니다. 처음엔 30cm 간격으로 심었습니다. 두둑도 90cm였지요. 저는 이게 당연한 줄 알았습니다. 공부도 안 하고 말아먹으려고 작정을 했지요. 요즘은 두둑은 120cm~150cm로 합니다. 고추 간격은 50cm로 하고요.

 

저를 믿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방법은 고추 고수분들이 하는 방식입니다. 두둑이 넓고 간격을 넓게 합니다. 많이 심어서 수량을 늘리는 전략이 아닙니다. 적게 심지만 나무 하나에서 최대한 많이 따는 전략입니다. 이렇게 하면 고추가 병도 잘 안 걸리고 수량이 늘어납니다.

 

 

우선 통풍이 잘 되고 햇볕이 잘 듭니다. 그래서 병에 걸릴 확률이 낮고 성장을 잘합니다. 고추 면역력이 좋아지죠. 우리가 걱정하는 탄저병, 바이러스에 강해집니다. 그리고 작업할 때 좋습니다. 약을 치거나 고추 따러 들어갈 때 공간이 확보가 돼서 좋습니다. 

 

두둑이 좁고 간격이 좁으면 일할 때 가지를 부러뜨리는 일이 생깁니다. 그게 다 손해입니다. 게다가 고추 꽃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이게 다 고추거든요. 손해가 이만저만 아닙니다. 고추 씨도 꽤 비쌉니다. 욕심부려서 많이 심었지만 오히려 더 적게 땁니다.

 

고추 고수분들은 한 나무에서 1근 이상을 땁니다. 요즘 이게 대세입니다.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선배님들 따라가려고 부단히 애쓰고 있지요. 여러분은 저 같은 실수를 범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마치며

고추 파종시기와 파종방법을 알아봤습니다. 이건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비판적으로 읽어주세요. 이게 정답은 아닙니다. 각자 상황과 노하우가 다릅니다. 제가 경험한 내용과 공부한 내용 중에 좋다고 생각한 것을 적었을 뿐입니다. 부디 작은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올해 고추 농사 대풍 이루세요. 수줍은 농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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