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이 정답은 아니다
저는 10년 전 치질 수술을 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슬슬 재발의 낌새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친구들과 폭음을 했습니다. 다음 날 한숨도 못 잤습니다. 항문이 튀어나오고 통증이 심했거든요. 다리까지 져리더군요. 다시 수술을 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솔직히 겁났어요. 수술해본 사람만 그 고통을 압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혼자 관리해보고 수술 결정하자. 결과는 현재까지 수술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럼 제가 관리한 방법을 하나씩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는 의사가 아닙니다. 일반인이 이렇게 관리하니까 좋아졌다더라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정답이 아닙니다. 비판적으로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술
제일 먼저 시작한 게 술을 끊었습니다. 일단 겨울에 끊자고 다짐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치질이 심해졌습니다. 제가 치질 수술을 받은 계절도 겨울입니다. 연말 연초에 술자리가 잦아지면 치질은 언제나 기승을 부렸죠. 저는 단순하게 술만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계절도 상관있더군요. 겨울이 되면 치질이 생기기 쉽다고 합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간단하게 겨울에 술을 마시면 치질에 최악이라는 겁니다.
친구들에게 솔직하게 고백하고 술자리에 가지 않고 있습니다. 인간관계가 나빠질까 봐 걱정했었죠. 부끄럽기도 하고요.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친구들은 이해해줬거든요. 제가 농부라 조직생활을 하지 않는 것도 술을 끊을 수 있는 이유였습니다. 체면과 걱정보다 건강을 최우선에 두기로 했습니다.
좌욕
겨울이 되면 좌욕을 하곤 했습니다. 치질을 가장 쉽게 진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거든요. 아침저녁으로 합니다. 보통 변을 보고 나면 했어요. 웃긴 게 좌욕을 하면 방귀도 시원하게 잘 나옵니다. 속이 편해지죠. 좌욕을 하면서 책을 보는 편입니다. 수술 후에도 한동안 좌욕을 했거든요. 가장 쉽고 빠르게 효과를 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 수면
고민이 많거나 잠을 설치면 치질이 심해집니다. 스트레스와 수면은 이어져있죠. 스트레스가 많으면 잠이 오지 않으니까요. 참 이게 가장 어려운 거 같습니다. 제가 스트레스받지 말자고 안 받는 게 아니잖아요. 미래가 불안하거나 과거를 후회하거나 그럴 때 있잖아요. 확실히 잠을 푹 자야 다음 날 모든 게 잘 풀립니다. 음식, 운동보다 제가 더 신경 쓰는 게 잠입니다.
제가 택한 방법은 운동, 책, 강연입니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싶을 때 걷습니다.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에 주로 걷습니다. 햇볕은 우울증을 예방하고 수면이 도움이 된다고 하죠. 걷기도 마찬가지고요. 소화가 잘되는 건 덤입니다. 걸으면서 멍 때리기가 목표예요. 생각나는 대로 생각하고 멍하게 풍경을 바라봅니다. 15~30분 정도 걷고 나면 마음이 차분해져요. 가끔은 맨몸 운동도 해요. 팔 굽혀 펴기도 하고요. 철봉도 합니다. 정신 사나울 때 몸 쓰는 게 효과가 제일 좋았어요.
다음으로 책이나 강연입니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찾아 읽고 보는 거죠. 제가 고민하고 있는 건 책이나 강연에 다 있습니다. 그러면 위로가 돼요. 가끔 내 이야기 같은 노래 가사가 나를 위로하듯이요. 이런 건 꾸준히 해주면 좋더라고요. 미리 예방약을 먹는다고 할까요? 내면을 다지면 적게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요.
음식
저는 치질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지 않아요. 몸에 나쁜 음식을 피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과하지 말자가 목표입니다. 제 인생을 치질에만 맞출 수는 없잖아요. 지나친 절제는 스트레스만 받는다고 믿고 있어요. 숨 쉴 구멍은 있어야죠. 예를 들면 라면도 맛있게 먹습니다. 다만 조금 줄이자 정도죠.
뭐든지 골고루 지나치지 않으면 문제없다고 믿습니다. 치질에 좋은 음식만 골라 먹으면 그게 더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부처님이나 예수님이 될 것도 아닌데 금욕적인 삶을 살 자신이 없거든요. 음식을 먹는 기쁨은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믿습니다.
마치며
현재 치질은 없습니다. 일생 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어요. 수술만 의존해서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더 중요한 건 생활을 바꿔야죠. 이런 노력도 없이 아프지 않길 바라는 건 욕심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위에 쓴 거 중에 가장 걱정한 게 술이었어요. 술을 좋아하는 친구나 지인이 많거든요. 술로 맺어진 인연이죠. 앞으로 어떻게 만나야 할지 막막했거든요. 하지만 솔직히 털어놓고 보니까 별거 아니더라고요.
자신감이 생기니까 다른 거도 지키기 쉬워지고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제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 비위 맞추다가 제 건강과 행복을 놓칠 순 없잖아요. 혹시라도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은 용기 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프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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