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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생각하는 김장김치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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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요즘 의료계는 장에 있는 미생물에 관심이 뜨겁습니다. 핵심은 장내 미생물이 건강을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장에는 좋은 균, 보통 균, 나쁜 균이 있다고 합니다. 좋은 균이 많아야 건강하다고 합니다.

 

좋은 균을 도와주는 음식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나물 반찬이 좋다고 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나물 반찬은 보약이 따로 없다고 합니다. 김치도 예외는 아닙니다. 배추김치만 있는 건 아니죠. 제가 모르는 다양한 김치가 있을 겁니다. 요즘 100세 시대란 말이 많죠? 아프지 않고 오래 사는 게 모두의 소망입니다. 김치는 그것을 이루게 해 줄 하나의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눔

요즘 어머니는 부쩍 아프십니다. 큰 병은 아니고요. 나이가 들면서 오는 자연스러운 아픔이라고 하십니다. 갱년기도 오시고 몸살도 나십니다. 저희는 60~80 포기면 1년을 먹습니다.

 

하지만 올해 120포기는 할 것 같아요. 외삼촌 집 김치까지 하거든요. 외삼촌은 저를 많이 도와주십니다. 저는 농사가 서툰데요. 외삼촌이 오셔서 일을 도와주시거든요. 그 고마운 마음을 김장으로 답합니다. 

 

어머니는 서울에 혼자 계신 고모들 김치도 보내고 싶어 하세요. 하시는 일은 많고 몸이 허락하지 않아 포기하셨죠. 하지만 마음은 늘 불편해 보이십니다. 이렇게 김장김치는 마음을 나누는 일 같습니다.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문화 같아요.

 

 

존재

요즘 절임배추도 팔고요. 김치도 사 먹습니다. 고생해서 김장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저희 둘째 큰어머니는 현재 많이 아프십니다. 당뇨, 혈압이 심하십니다. 혼자 일어서지도 못하세요. 

 

하지만 억척스럽게 살림을 하십니다. 바퀴가 달린 작은 의자에 몸을 의지해 일을 하십니다. 그중에서도 음식이나 김장은 꼭 손수 하신답니다. 처음엔 가족들이 말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큰어머니는 가족들이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이 가장 행복하다고 하셨데요. 사람은 살면서 존재의 이유를 찾습니다. 큰어머니에게 김장은 하나의 존재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사랑

아직 김장을 하진 않았습니다. 천천히 준비하고 있죠. 직접 키운 배추와 무는 뽑아서 얼지 않게 보관해 놨습니다. 제가 마늘도 다 깠습니다. 김장을 준비하면서 어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과정 하나하나가 다 사랑이더라고요. 가족을 생각하며 고생하셨을 어머니가 찡하게 느껴졌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무심히 먹었던 김치에서 어머니의 사랑이 느껴졌거든요. 손수 김장을 준비하면서 이제야 비로소 어른이 되는 것 같습니다. 나이 들었다고 어른은 아니었어요. 이제는 제가 어머니께 김치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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