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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에게 감자는 봄의 시작이다. 생명이란 자취를 감춘 꽁꽁 얼었던 겨울 땅이 포슬포슬 녹기 시작하는 봄. 아직 춥기만 한 3월 말 초봄. 밭에 심을 수 있는 건 감자다. 씨감자를 뚝뚝 잘라 땅속에 쏙 넣는다. 감자 싹이 땅을 뚫고 올라오면 다른 작물도 심을 수 있다는 신호다.
감자꽃은 여름을 알린다. 날씨가 덥기 시작하는 6월에 흐드러지게 핀다. 전엔 감자꽃이 예쁜 줄 모르고 그냥 지나쳤다. 농부가 되고 나서야 감자꽃이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참 예쁘다. 그렇다 자세히 봐야 예쁜 것이다.
흰 꽃잎이 작아도
톡 쏘는 향기가 없다고
얕보지는 마세요
그날이 올 때까지는
땅속에서
꼭꼭
숨겨둔 게 있다고요
우리한테도
숨겨둔
주먹이 있다고요
- 안도현
그렇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진짜는 보이지 않는 땅 속에 있다. 땅속엔 주먹만 한 감자가 있다. 사람을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건 누구나 아는 진실이다. 이 뻔한 진리를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람은 자신이 객관적이고 진실을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내가 무지하다는 것을 망각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의 겉만 보고 판단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늘 말과 행동을 조심하려 애쓴다. 나는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감히 판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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