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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문제가 아니라 그들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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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 작가님의 <그럼에도, 내키는 대로 산다>를 읽었습니다. 책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

 

남들이 내가 이걸 모른다고 뒤에서 뭐라 하든 말든 그건 내 문제가 아니라 그들 문제다.

 

모르면 모른다고 말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저는 모르면 모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창피한 기분은 듭니다. 뒤쳐진 느낌이랄까요. '나를 무시하면 어쩌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모르는 게 죄는 아니죠. 하지만 당당하게 모른다고 외칠 내공은 아직 부족합니다.

 

 

저는 공무원 준비를 6년을 했습니다. 번번이 떨어졌죠. 결국, 포기했습니다. 노량진에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나이 30에 계속 놀 수는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파킨슨병으로 아프십니다. 아버지를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했습니다. 집 앞에 있는 밭을 가지고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어머니가 밖에 나가서 돈을 벌고 있었습니다.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농사가 서툴고 힘들었습니다. 잘 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편했습니다. 일에 집중하면 불안하고 힘들었던 마음이 사라졌거든요. 마음이 조금씩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큰돈을 벌지 않아도 쓰지 않고 살면 된다는 경험도 할 수 있었죠. 짠돌이로 살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제가 농사를 지으며 힘들었던 건 일이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 가끔 주변에서 말합니다. 다시 공무원 준비하라고요. 농사 돈 안 된다. 장가 못 간다. 집에만 있지 말고 나가라. 잊을만하면 돌아가며 저에게 충고를 했습니다. 끝에 잊지 않는 말은 다 저를 걱정해서랍니다. 실상은 더 많은 걱정거리를 주고 갔죠.

 

그 말이 그렇게 크게 다가올 줄 몰랐습니다. 심장이 빨라지고 빨리 이 대화가 끝나기만 바랬습니다. 제 인생을 부정당하는 기분이었거든요. 제 인생은 망했고 잘못된 길을 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마음이 괴로워 어떻게 하면 기분이 나아질까 고민하다가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럴 때 위로가 된 말이 있습니다. '그건 그들 문제지 내 문제가 아니다.' 그런 충고를 하시는 분들 입장에선 그게 정답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제 인생에서 정답은 아닙니다. 저를 걱정하는 그 마음도. 그들이 생각하는 저도. 그들이 생각하는 길도. 모두 그들 문제입니다. 제 문제가 아닙니다. 그들 문제에 제 시간과 감정을 쓰고 싶지 않습니다. 

 

저도 나름의 논리가 있지만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네네~ 하고 넘어갔습니다. 어차피 설명해봐야 생각이 바뀌지 않을 분들이란 걸 알기 때문입니다. 말을 해서 설득할 수 있는 상대라면 얼마든지 대화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거든요. 시간과 감정만 상할 뿐이죠. 심하면 관계가 멀어질 수 있고요. 하물며 저도 쉽게 생각을 바꾸지 않으니까요.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건 자유입니다. 그렇다고 저를 강요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저도 그들의 생각을 부정하거나 막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대로 내버려 두면 됩니다. 그들은 그들대로. 저는 저대로 생각하며 살면 됩니다. 생각이 다른겁니다. 틀린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면 됩니다.

 

 

이런 생각이 조금씩 자리 잡으면서 저만의 인생을 사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세상의 시선에서 조금 자유로워졌습니다. 담담하게 넘어갈 줄 아는 내공이 생긴 거죠. 

 

아직도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조금 나빠집니다. 내 인생을 책임질 것도 아니면서 함부로 말하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공부는 게을리하면 안 되나 봅니다. 왜 종교인들이 끊임없이 마음공부를 하는지 조금 이해가 갔습니다. 저도 부지런히 책을 읽고 강연도 보면서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어야겠습니다.

 

그들 문제에서 더 자유롭고 싶습니다. 제 생각에 집중하며 살고 싶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습니다. 그러면 인생을 덜 후회하며 살 테니까요. 제가 선택한 길이 최선이 아닐 수 있습니다. 실패할 수도 있고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바른 길이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살다 보면 꽤 괜찮은 인생을 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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