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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재배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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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줍은 농부입니다. 4년째 옥수수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 옥수수 심는 시기와 심는 방법을 썼는데요.(마지막에 링크를 달아두겠습니다.) 그 글에 미쳐 적지 못한 내용이 있습니다. 해서 오늘은 빠진 내용을 쓰겠습니다. 그러면 옥수수 재배방법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옥수수 거름주는 시기

옥수수 거름주는 시기를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밑거름은 옥수수를 심기 보름이나 한 달 전에 뿌립니다. 300평 기준 1500kg~2000kg을 넣습니다. 저는 거름 신봉자입니다. 거름이 충분해야 맛이 좋습니다. 농사를 수십 년간 지으신 어르신들도 거름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거름을 주지 않고 키워봤는데요. 겉은 멀쩡합니다. 하지만 맛이 없습니다. 

 

웃거름은 두 번 줍니다. 먼저 옥수수를 심고 30~40일 저도 되면 무릎~허벅지 정도 큽니다. 이때 복합비료를 한 번 줍니다. 옥수수 포기 사이마다 한 줌씩 줍니다. 이때 웃거름을 주는 이유는 옥수수 나무를 튼튼하게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1차 웃거름은 안 줘도 됩니다. 단, 밑거름을 충분히 넣었다는 자신감이 있을 때입니다.

 

 

 

비료를 줄 때 요소를 줄지 복합비료를 줄지 잠시 고민했습니다. 저는 복합비료를 씁니다. 가격차이 별로 안 납니다. 그거 아낀다고 살림살이 나아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왕 키우는 거 조금이라도 영양소를 더 줘야 튼튼하고 맛있습니다. 요소는 말 그대로 질소만 있습니다. 복합비료는 질소, 인산, 가리, 미량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뭐가 좋은지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2차 웃거름은 옥수수 개꼬리가 나올 때 줍니다. 보통 옥수수를 심고 70일 정도 되면 개꼬리가 핍니다. 개꼬리는 옥수수 나무 제일 위에 꽃처럼 핍니다. 이때부터 옥수수가 달리기 시작합니다. 이때 복합비료는 꼭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옥수수가 끝까지 실하게 큽니다.

 

이때 양분이 딸리면 옥수수 끝쪽에 알이 크지 못합니다. 이렇게 되면 수확할 때 일이 두배가 됩니다. 상품성 좋은 옥수수를 고르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죠. 고생만 합니다. 집에 먹을 옥수수라면 문제없습니다. 남에게 파는 옥수수는 다르죠. 제대로 크지 못한 옥수수를 팔면 욕만 먹습니다.

 

 

 

물 관리

옥수수는 가뭄이나 비에 강한 편입니다. 하지만 가뭄이 심하면 물을 줘야 합니다. 요즘은 봄이나 여름에 가뭄이 심하죠. 기후 변화로 여름엔 폭염이고요. 물이 딸리면 옥수수 잎이 타들어가고 죽습니다. 저는 양수기로 물을 줍니다. 고랑에 물을 대죠. 골마다 주진 않습니다. 한 줄 주면 다음 줄은 주지 않습니다. 두 줄 간격으로 물을 대죠. 

 

물을 자주 주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땅이 딱딱해지고 영양분이 다 빠집니다. 그래서 두 줄 간격으로 줍니다. 다음에 줄 일이 생기면 골을 바꿔서 줍니다. 전에 주지 않은 골에 물을 대는 거죠. 요즘 농사는 물을 대지 않고 짓기 힘듭니다. 농사를 계획하실 때 물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고민하셔야 합니다.

 

 

풀 관리

농사를 지을 때 풀을 어떻게 잡을지 고민 많이 했습니다. 처음에 친환경으로 한다고 손으로 뽑고 예초기로 잘랐습니다. 제초제도 쳐봤습니다. 선택은 본인의 몫입니다. 장단점이 있거든요. 우선 기본적으로 비닐은 씌웁니다. 그래야 잡초 관리가 쉽고 지온과 습도가 유지되거든요.

 

제초제를 치면 편합니다. 단점은 옥수수 맛이 떨어집니다. 차이 납니다. 단맛이 사라진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왜 농부들은 제초제를 칠까요? 옥수수가 돈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헐값이에요. 대부분 계약 재배나 장사꾼에게 통으로 팝니다. 개당 200~300백 원 받습니다. 그러니 일을 하기 싫죠. 누가 손으로 풀 뽑고 하겠습니까?

 

 

 

저는 인터넷 직거래를 하면서 풀을 관리해봤는데요. 정말 힘들었습니다. 뽑아보기도 하고 깎아보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장마나 비가 많이 내린 후입니다. 이때 풀이 빠르게 자라거든요. 방심하면 끝입니다. 농사를 짓는 건지 풀과 전쟁을 하는 건지 모릅니다. 하지만 수확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확실히 맛있거든요. 손님들 반응도 좋고요. 

 

농사를 하면서 하나 배운 게 있다면 농부는 자연을 이길 수 없다는 겁니다. 최선을 다할 뿐이죠. 농사는 하늘과 짓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닙니다. 풀과 함께 농사짓는다고 생각해야 버틸 수 있습니다. 돈만 보고 하면 버티기 쉽지 않습니다. 

 

 

순치기는 필요할까?

옥수수를 키우면 옥수수 나무 아래쪽에 줄기가 자랍니다. 이걸 순이라고 하는데요. 보통 이걸 자릅니다. 손으로 잡고 휙 꺾으면 됩니다. 쉽습니다. 하지만 밭 전체를 하려면 이것도 노동입니다. 이건 꼭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제가 순을 잘라보기도 하고 그냥 키워도 봤습니다.

 

맛이나 수량이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운동삼아 순을 자릅니다. 작업할 때 편하기 때문입니다. 순이 너무 자라면 밭에 들어갈 때 불편합니다. 다리에 걸려요. 옥수수 딸 때 성가십니다. 가뜩이나 여름에 수확할 때 힘든 데 이런 게 걸리적거리면 짜증 나더라고요. 

 

 

가장 맛있는 옥수수를 키우는 방법

집에 먹을 옥수수만 조금 심으시는 분들은 도전해볼 만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제가 말한 것을 모두 지킬 필요는 없습니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도 만족하실만한 옥수수를 키울 수 있습니다. 사실 옥수수만큼 쉬운 농사도 없거든요.

 

우선 비닐을 씌우지 않아야 옥수수가 맛있습니다. 이건 10년 이상 키우신 분의 말씀이고 저도 공감합니다. 다음으로 화학비료를 쓰지 않아야 맛있습니다. 거름을 위주로 키우고 필요하다면 음식물 쓰레기나 미생물을 배양해서 친환경으로 키우면 좋습니다. 이런 건 인터넷 검색하면 됩니다. 다음으로 제초제를 치지 않으면 맛있습니다. 저는 제초제만 치지 않아도 괜찮은 옥수수를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따자마자 바로 삶아서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제가 인터넷 직거래를 하면서 아쉬웠던 건 하루 지나서 손님들이 받는 것이었습니다. 제주도는 이틀 걸리더군요. 이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사실 하루 지나면 단맛이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손님들은 슈가나 설탕을 넣어 드시죠. 찰기는 그대로니까요. 

 

밭에서 따자마자 찌거나 삶으면 특유의 단맛과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진짜 옥수수 마니아분들은 직접 밭에 와서 따서 갑니다. 그날 바로 해 먹죠. . 

 

마치며

주저리주저리 글을 써봤는데요. 농사를 하고 공부하고 이렇게 글을 쓰면서 느낍니다. 제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요.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비판적으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참고만 하세요. 작은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모두 맛있는 옥수수 잘 키우세요. 수줍은 농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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