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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김치 때문에 채소값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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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상황

 

올해 채소 가격이 폭락해서 자살한 농업인과 유통인이 10명이 넘는다고 한다. 현재 대책은 없다. 

 

가락시장에서 무 20kg에 100원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내 눈을 의심했다. 무 20kg에 100원. 신문을 보면 무 20kg 생산비는 17,000원 정도다. 하지만 현재 가락시장 평균 경락가는 4,200원이다. 

 

올해 고랭지 채소 면적은 줄었다. 작황도 별로다. 그래도 폭락했다. 이유가 뭘까? 그것은 중국산 김치 수입 증가와 소비부진이다.

 

 

 

# 중국산 김치

 

원주에 절임배추인지 김치공장인지 운영하는 사장님의 기사가 떠오른다. 3~4년 전보다 매출이 3분의 1도 안된다. 배추는 줄이고 감자를 함께 팔기 시작했다. 중국산 김치 가격은 우리나라 4분 1이다. 가격에서 이길 수 없다. 

 

사장님은 중국관계자의 말을 직접 들었다. 중국은 보조금을 준다. 중국 김치를 싸게 팔아도 보조금 때문에 버틸 수 있는 것이다. 한국 김치가 망하기 시작하면 슬슬 가격을 올릴 것이다. 

 

우리나라 식당은 거의 중국산 김치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장사도 안되는데 비싼 국내산 김치를 쓰긴 어려울 것이다.

 

 

 

# 농부 계속 해야 하나?

 

나는 고랭지 채소를 많이 하는 마을에 산다. 마을은 한숨만 흘러나온다. 애써 키운 무밭을 갈아엎고 있다. 그냥 보고 있자니 분해서 갈아엎는 것이다.

 

나는 청년 농부다. 어르신들은 나보고 농사하지 말라고 한다. 나가서 직장 잡으라고 말씀하신다. 반박할 수 없었다. 그냥 듣기만 했다. 현재 농촌엔 젊은 사람이 거의 없다. 50~60대도 젊은 편에 속한다. 이대로라면 농사는 사양 산업이 된다. 

 

농부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 잘 모르겠다. 앞으로 나아질거란 희망도 없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이래도 괜찮나? 포기하는 게 답인가? 나는 아니지만 누군가는 농업을 지켜줬으면... 하는 마음이 없을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정의로운 사람이 아니고 대단하지도 않다. 남한테 폐 끼치지 않으면서 조용히 나 살고 싶은대로 살고 싶다. 그런데 농부의 끈을 쉽게 놓지 못하고 있다.

 

 

 

# 농촌의 가치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휴가철엔 농촌으로 여행을 간다. 농촌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이 있다. 어딜 가나 사람 많고 빌딩 숲이라면 답답하지 않을까?

 

나는 국내산 농산물이 있는게 없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현재 국제 정세는 불안한다. 서로 자국의 이익만 앞세운다. 한중 무역전쟁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식량안보 문제는 방치해도 괜찮은가?

 

우리나라 농업이 망했다고 가정해보자. 지금은 무역전쟁 시대다. 김치 안 판다고 협박하고 쌀 안 판다고 협박하면? 우리나라에 보복하려고 농산물 값을 올려버리면? 우리나라 농업은 망했는데? 괜히 식량안보라는 말이 나온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 미래?

 

무지한 농부인 나는 답이 보이지 않는 문제 때문에 고민이 깊어진다. 시대가 변하면 농사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디부터 어떻게 변해야 할지 모르겠다. 전문가도 정치도 대책이 없어 보이긴 마찬가지다.

 

농부가 없어지진 않을 것 같다. 역사적으로 봐도 농부는 항상 힘들었다. 하지만 없어지진 않았다. 힘들어도 참고 견디면서 뿌리내렸다. 지금도 어르신들을 보면 돈이 안될 줄 알면서도 씨를 뿌리고 곡식을 거둔다. 그 인내심과 용기가 우리나라 농업의 힘이 아닐까? 

 

지금 농업은 버티는데 한계가 온 것 같다.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 아니면 어떻게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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