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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다 듣기가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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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보고 있습니다. 여자는 화난 남자의 마음을 알고 싶습니다. 여자는 남자의 친구를 불러 물어봅니다. 남자의 친구는 말합니다.

 

"그 철벽 옆에 제가 어떻게 붙어 있을 수 있었는지 아세요? 그 녀석 마음을 전혀 몰라서. 강태는 지 마음을 꽁꽁 숨기는 애예요. 그런 녀석을 억지로 벌려서 파해쳐 봤자 좋은 게 나올 리 없거든. 그냥 조용히 옆에서 다독여 주는 거지. 제가 하는 건 그게 다예요."

 

 

 

 

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아버지는 파킨슨병으로 아프세요. 저는 아버지에게 운동을 하라고 강요했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운동을 하지 않으셨어요. 가족이니까. 아들이니까. 당연히 운동하라고 말할 권리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와 갈등이 많았어요. 자식이 해선 안될 말과 행동으로 아버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요. 반대로 저도 상처를 받기도 했어요. 아버지를 많이 원망했습니다. 

 

드라마 남자의 친구처럼 그냥 가만히 다독여 줬어야 했어요. 파 해쳐 봤자 좋은 게 나오지 않더군요. 상처만 생기더군요. 아프면 의욕이 떨어지잖아요. 운동을 하기 싫은 게 당연하잖아요. 저는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병 때문에 얼마나 아프셨을까요? 저 때문에 얼마나 속상하셨을까요. 제 자신도 쉽게 바꾸지 못합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미루고 안 합니다. 큰 병이 없는 저도 이런데 아버지는 오죽하셨을까요.

 

지금은 아버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버지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아버지가 밝아 지시더라고요. 화도 덜 내시고 편안해지셨어요. 그 어떤 약이나 운동보다 더 좋은 효과를 내더군요.

 

아버지에게 죄송했다고 말씀드렸어요. 아버지는 괜찮다며 착한 아들이라고 하더군요. 애썼다고. 그만하면 잘했다고.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요. 아버지는 제 어깨와 손을 만지시면서 괜찮다는 말만 반복하셨습니다. 

 

이제는 누구를 만나도 충고를 하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친구가 고민을 털어놔도 가만히 듣습니다. 그리고 공감하고 응원합니다. 충고는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그 문제는 친구가 가장 치열하게 고민했을 테니까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친구가 어떤 길을 가던 응원할 겁니다.

 

상대방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지금도 잘 되지 않아요. 나와 생각이 다르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은근히 화가 나기도 합니다. 아니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하느라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듣지 못해요. 건성건성 듣는 거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공감하려면 우선 잘 들어야 합니다.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말을 잘하는 것보다 잘 들어야 해요.

 

드라마 속 남자의 친구는 조용히 옆에서 다독여 준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이 가만히 잘 들어주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말하는 연습보다 듣는 연습을 더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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