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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라쓰 1회 손현주 명대사 "지나가면 뭐든 추억거리야"

· 댓글개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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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봤다. 주인공 박새로이는 전학 첫날 퇴학을 당한다. 같은 반에 재벌 아들이 있다. 이름은 장근원. 이 녀석이 약한 친구를 괴롭힌다. 우유를 머리에 붓고 머리카락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었다. 이 광경을 보던 주인공은 불편했다. 같은 반 친구 모두 못 본채 했다. 결국 박새로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옆자리 친구는 말린다. 망나니가 뉘 집 자식인지 조곤조곤 말해줬다. 게다가 망나니 집이 운영하는 회사에 박새로이 아버지가 다닌다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훗! 주인공은 그딴 거 신경 안 쓴다. 박새로이는 망나니한테 다가갔다. 망나니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박새로이를 참교육 시키려 했다.

그때 담임 선생님이 들어온다. 망나니는 힘을 과시하기 위해 선생님 앞에서 친구를 괴롭힌다. 선생님은 갑자기 맹인이 된다. 뻔히 보고도 못 본 채 한다. 시력이 왔다 갔다 하나보다. 아무튼 박새로이는 이 상황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 아니 분노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슈퍼히어로 기질이 나왔다. 망나니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박새로이는 교무실로 불려 갔다. 선생님한테 맞고 혼났다. 맞아야 하는 건 선생님 같은데? 망나니는 코에 휴지를 쑤셔 넣고 세상 편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다. 곧 재벌집 회장이 등장했다. 싸늘해진 분위기. 재벌인데 얼굴이 거칠다. 악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서? 표정만으로도 충분한데? 이어서 박새로이 아버지도 등장했다.

 

 

교장은 박새로이를 퇴학시키겠다며 회장에게 아부했다. 회장은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면 합의를 해주겠다고 했다. 망나니가 왜 저렇게 됐는지 이해가 됐다. 부모를 잘못 만났다. 주인공이 무릎을 꿇을 리가 없다. 주먹을 날린 건 잘못했다고 인정한다. 때린 건 책임지겠다고 했다. 퇴학을 당해도 받아들이겠다는 자세.

하지만 망나니한테는 하나도 안 미안하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회장은 전략을 바꾼다. 박새로이 아버지를 협박했다.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다. 이래서 회사 편하게 다닐 수 있겠냐고 물었다. 박새로이 아빠는 이런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역시 그 아버지에 그 아들! 그리고 쿨하게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말한다. 박새로이는 퇴학, 아버지는 백수 뭔가 라임이 맞는다.

 

 

 

박새로이 아버지는 아들을 데리고 근처 술집을 간다. 그리고 아들에게 술을 가르친다. 이제 학생도 아니라나? 술은 아버지에게 배우는 거라는 이유도 덧붙였다. 박새로이 아버지는 어찌 됐건 폭력은 나쁜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미안해하는 박새로이에게 명대사를 날린다. 

 

 

 

박새로이 아빠(손현주)

"지나가면 뭐든 추억거리야. 졸업장이야 검정고시 보면 돼. 아빠도 작은 가게 하나 차릴 정도 돈은 있고.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냐. 소신 있게 살자고 가훈을 정했지만 난 그렇게 못살았지. 넌 나랑 달리 가슴 펴고 살길 바랬어. 근데 오늘 보니 그렇게 살고 있더라고. 얼마나 자랑스러운 아들이냐.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 아들."

코끝이 찡했다. 그렇다. 시간이 약이다. 지나면 다 추억이다. 나도 공무원 시험을 5년이나 준비했는데 떨어졌다. 세상이 무너진 기분이었다. 자존감도 낮았다. 앞으로 뭘 먹고살지 막막했다. 아무도 만나기 싫었다. 친구 전화도 받지 않았다. 아마도 대인기피증이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힘든 시기에도 배가 고프면 밥을 먹었다. 백수가 되면 좋은 점이 식욕이 왕성해진다. 입맛이 살아난다. 오히려 열심히 공부할 때 식욕이 떨어졌다. 뒹굴거리며 드라마를 밤새도록 몰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평온함을 느꼈다.

 

드라마가 끝나면 우울함이 밀려왔다. 그러다 깨달음이 왔다. 정신 차려보니 살만한 것이었다. 세상은 평온했고 잘 돌아갔다. 나 역시 그랬다. 밥 먹고 웃고 놀고 있었다. 불안과 우울증은 내가 만든 망상이었다. 잠시 떨어져 세상과 나를 봤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 별일 아니었다.

공무원 시험이 안되면 다른 일 하면 된다. 나는 농사를 짓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덕후질을 하며 그럭저럭 살고 있다. 공무원 시험에 떨어진 일을 지금은 웃으며 말할 수 있다. 물론 지금도 공무원이 되지 못한 게 아쉬울 때가 있다. 농사일이 힘들고 생각처럼 돈이 벌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시험에 떨어진 게 꼭 나쁜 건 아니었다.



평일에도 졸리면 낮잠을 잘 수 있다. 시간을 내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월요병이 없다. 월요일에 놀기도 하니까.(웃음) 비가 내리면 좋다. 땡땡이 칠 수 있으니까. 농부에게 비 오는 날은 공휴일이다. 평일과 주말이라는 개념이 없다. 밭에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일할 수 있다. 공무원이 됐다면 누릴 수 없는 기쁨이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세상 일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정상 아닌가? 잘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다. 이 당연한 이치를 알면서도 욕심을 부리고 있었다. 그러니 인생이 힘들 수밖에 없었다. 일이 힘들면 쉬어가면 된다. 그 일을 하고 싶을 때까지 도전하면 된다. 그래도 안되면 포기하면 된다. 놓아 버리면 된다. 괜찮다. 정말 큰일 일어나지 않는다. 박새로이 아버님 말씀대로 가슴 펴고 살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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